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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잡학

🌌 소설 『삼체』 읽을 때 알면 더 재밌는 과학 지식 총정리

by 잡학&단어 202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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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츠신의 『삼체』는 SF 소설이지만, 내용의 뼈대는 진짜 과학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기본 개념만 알고 읽어도 이해가 훨씬 쉬워지고, 몇몇 장면은 “소름 돋게”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 글에서는 스포일러는 최대한 줄이고, 읽기 전에 알고 있으면 좋은 과학 개념들을 큰 덩어리로 정리해 드릴게요.

 


1. 제목부터 과학: “삼체(三體)”가 뭔데? – 삼체문제와 혼돈(Chaos)

 

1-1. 삼체 문제(Three-Body Problem)란?

고전역학(뉴턴 역학)에서는 질점(점처럼 작은 물체)들 사이의 중력을 이용해 운동을 계산합니다. 두 개의 천체(예: 태양–지구)까지는 해(수학적으로 깔끔한 공식)가 있습니다. 그런데 세 개의 천체가 서로 중력으로 잡아당기면? 해가 일반적인 수식 형태로는 없다 → 이게 바로 삼체 문제입니다. 초기 조건(처음 위치, 속도)에 극도로 민감해서, 아주 작은 차이도 시간이 지나면 완전히 다른 궤도가 됩니다. → 이것이 혼돈(Chaos) 의 대표적인 예시. 소설 속 “삼체 세계”가 왜 그렇게 기상천외한 기후와 역사를 가지게 되는지의 과학적 배경이 바로 이 삼체 문제입니다.

 

“왜 이 행성의 문명이 이렇게 불안정하지?” 라고 느낄 때, 머릿속에 “삼체 문제 → 예측 불가한 궤도 → 극단적인 기후변화”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1-2. 카오스 이론과 나비효과 🦋

삼체 문제의 행동 양식은 카오스(Chaos) 연구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카오스는 완전히 랜덤이 아니라, “규칙(법칙)은 있지만, 초기 조건에 극도로 민감해서 실질적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시스템”을 말합니다. 흔한 표현이 바로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브라질에서 나비가 날갯짓을 하면, 텍사스에 토네이도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비유. 삼체 문명과 인간 문명이 서로 부딪힐 때, 이 “예측 불가능성”과 “극단적인 선택”의 분위기를 이해하면 스토리가 더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2. 우주와 천체 기본 교양 – 별, 행성, 항성진화

 

2-1. 별(Star)과 행성(Planet)의 차이

  • :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
    • 중심에서 핵융합(nuclear fusion) 이 일어남
    • 수소 → 헬륨으로 변하면서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
  • 행성: 별 주위를 도는 천체
    • 자체 핵융합 없음, 별의 빛을 반사해 보일 뿐

 

『삼체』에서는 여러 별과 행성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지구는 그냥 평범한 행성인데, 태양이라는 별 덕분에 살고 있구나”라는 감각이 있으면, 삼체 세계와 태양계의 차이가 더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2-2. 항성 진화(Star Evolution) 한 줄 요약

 

별은 “태어나고–살고–죽는” 생애를 가집니다.

  1. 거대한 가스 구름(수소+헬륨)이 중력으로 뭉쳐서 별이 됨
  2. 중심에서 수소 핵융합 → 오랜 기간 ‘주계열성’(Main sequence)으로 안정적인 수명
  3. 연료를 다 쓰면 → 부풀어 오른 적색거성(Red giant), 혹은 더 극단적으로 초신성(Supernova) 폭발
  4. 그 결과로 백색왜성(White dwarf), 중성자별(Neutron star), 블랙홀(Black hole) 등이 남을 수 있음

 

이 흐름을 대략 알고 있으면, 소설 속에서 묘사되는 “별의 위기, 행성의 이주, 문명의 생존 전략”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3. 상대성이론, 시간, 빛의 속도 – 우주 SF의 필수 교양 ⏱️

 

3-1. 빛의 속도(c)와 우주의 ‘속도 제한’

진공에서 빛의 속도는 약 초속 30만 km → 지구를 1초에 7바퀴 반 돎 현대 물리학(특히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는 “정보전달의 최대 속도” 입니다. 소설에서 등장하는: 

  • 우주를 가로지르는 신호
  • 항성 간 이동
  • 시간 감각의 차이

이런 요소들을 볼 때 “광속 제한” 이라는 배경지식을 떠올리면 좋습니다.

 

 

3-2. 특수상대성이론: 시간 지연(Time Dilation)

 

아주 간단히만 잡으면:

  • 물체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면 그 물체에서 흐르는 시간이 느려집니다. (외부 관찰자 기준)
  • 이것이 바로 시간 지연(Time dilation)

즉, 우주선 안에서 몇 년이 지났는데, 지구에서는 수십 년~수백 년이 흘러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삼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긴 시간 스케일의 변화”를 이해하려면 이 상대론적 시간감각을 조금 알고 있으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3-3. 중력파(Gravitational Waves) 아주 간단 버전

거대한 질량(블랙홀, 중성자별 등)이 움직이거나 충돌하면 시공간 자체가 물결처럼 흔들리는 현상 → 중력파실제로 LIGO 같은 실험에서 2015년 처음 직접 관측에 성공했습니다. 소설의 일부 설정(예: 특정 장치나 “발사 시스템”)을 볼 때 “아, 이건 중력파/시공간 변형 같은 현대 물리학 아이디어를 차용하고 있구나”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4. 양자역학 입문: 양자, 양자 얽힘, 소립자 이야기 ⚛️

 

『삼체』에서는 “양자 수준에서 말도 안 되게 정교한 조작”이 중요한 설정으로 등장합니다.

 

 

4-1. 양자(Quantum)와 소립자(Particle)

양자(Quantum): 에너지나 물리량이 불연속적인 최소 단위로 존재한다는 개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자, 양성자, 중성자, 쿼크 같은 것들이 소설에서 여러 번 언급되는 “입자”들의 세계입니다.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아, 이건 원자보다 더 작은 세계를 건드리는 설정이구나”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4-2. 양자 중첩(Superposition)과 양자 얽힘(Entanglement)

  • 중첩(Superposition)
    • 양자 상태는 측정되기 전까지 여러 상태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개념
    • 예: 전자가 “여기도 있고 저기도 있는” 상태로 동시에 존재
  • 얽힘(Entanglement)
    • 두 입자가 서로 깊이 관련되어 있어서,
    • 한쪽을 측정하는 순간 다른 쪽의 상태도 동시에 결정되는 현상
    •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이 상관관계가 유지됨

 

소설에서 “순식간에 멀리 있는 것에 영향을 주는 듯한” 설정들이 나오는데, 그 기본 아이디어는 이런 양자 얽힘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보면 됩니다. 물론 실제 물리학에서는 이걸로 정보를 광속보다 빠르게 보내는 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SF에서는 이 아이디어를 과장해서 통신, 감시, 계산 등에 활용하는 장치로 자주 씁니다.

 


 

5. 입자 가속기와 대형 실험 – 왜 과학자들은 거대한 링을 만들까?

 

소설 속에 등장하는 거대한 실험 장치들도, 실제 과학 연구에서 따온 모티브입니다.

 

5-1. 입자 가속기(Particle Accelerator)

전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를 거의 광속까지 가속시킨 뒤 충돌시켜 더 작은 입자, 새로운 물리 법칙, 우주의 근본 구조 를 연구하는 장치입니다.

  • 현실 세계의 대표적인 예: CERN의 LHC(Large Hadron Collider)

소설에서 등장하는 “이상한 실험 결과”, “데이터의 이상” 등을 이해할 때 “입자 가속기는 극한 조건에서 우주의 기본 법칙을 캐내는 도구”라는 정도를 알고 있으면 충분합니다.

 


6. 우주 규모 단위: 광년, Astronomical Unit, 허블 스케일 🌠

 

6-1. 거리 단위

  • 1 AU(천문단위): 지구와 태양 사이 평균 거리 (약 1억 5천만 km)
  • 1 광년(light-year): 빛이 1년 동안 간 거리 (약 9조 4천억 km)

『삼체』 시리즈에서는 별과 별 사이, 은하 규모의 스케일이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광년 단위”에 익숙해지면, “여길 가는 데 몇 년? 몇 세대?”라는 감각을 잡기 쉬워집니다.

 

 

6-2. 우주의 나이와 크기(아주 러프하게)

  • 우주의 나이: 약 138억 년으로 추정
  • 관측 가능한 우주의 크기: 지름 약 930억 광년 규모로 추정

이 숫자는 소설의 내용 이해에 직접 필요하지는 않지만, “어차피 우주는 말도 안 되게 크다”는 느낌을 갖고 있으면 작품 속 ‘문명’의 스케일과 공포, 고독감이 더 잘 와닿습니다.

 


 

7. Fermi Paradox & “암흑의 숲” 사고 실험 🌲

 

『삼체 2권』에서 특히 중요한 아이디어가 바로 이 우주 사회학(?) 입니다.

 

7-1. 페르미 패러독스(Fermi Paradox)

질문은 아주 단순합니다.

 

“우주는 이렇게 넓고, 별과 행성도 이렇게 많은데, 왜 우리는 아직 외계 문명을 하나도 못 봤을까?”

 

가능한 답 중 일부:

  • 문명이 드물다.
  • 문명이 금방 자멸한다.
  • 이미 왔다 갔는데 우리가 못 알아본다.
  • 의도적으로 숨고 있다.
  • 우리가 너무 초기 or 너무 후기에 존재한다 … 등등

『삼체』는 이런 질문들 중 일부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방향의 가설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여 봅니다.

 

 

7-2. “암흑의 숲(Dark Forest)” 은유

 

세부 스포는 피하지만 분위기만 말하면:

  • 우주를 깊은 숲에 비유 각 문명은 숲 속의 사냥꾼 상대의 의도도, 능력도, 위치도 불확실
  • 나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할 경우,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합리적”인가?

이때 사용되는 논리에는:

  • 게임이론(Game Theory)
  • 정보 비대칭 상황에서의 최적 전략
  • 공포, 불신, 선제공격

같은 개념이 얽혀 있습니다. 이걸 “현대 우주사회학에 대한 하나의 가설”로 받아들이면서 읽으면, 『삼체』가 단순히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소설이 아니라 “우주 규모에서의 정치학·철학 소설”처럼 느껴집니다.

 


 

8. 정보, 신호, 통신 – 우주에서 말 걸기📡

 

8-1. 전파(Radio Wave)와 우주 통신

전파는 빛의 일종 (파장만 다를 뿐 → 전자기파) 공기, 진공을 가로질러 멀리까지 갈 수 있어 우주 통신의 기본 매체로 많이 상상됩니다. 우리가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에서 하는 것도 “우주에서 오는 이상한 전파를 찾아보는 것”입니다. 소설의 중요한 장면 중 다수가 “특정 전파 신호를 보내고, 받는 것”을 중심으로 전개되므로, “전파=빛=정보전달 수단” 정도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8-2. 정보 이론 살짝 맛보기

‘정보’는 물리적인 개념으로도 다뤄집니다.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의 정보이론에서는 정보의 양을 비트(bit) 로 정의합니다. 소설 속에서는 “정보가 우주에서 어떤 비용을 갖는가, 정보 조작이 얼마나 힘든가” 같은 사유가 넓게 깔려 있습니다. 자세한 수학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정보도 일종의 자원”이라는 감각이 있으면 작품의 철학적 깊이가 더 느껴집니다.

 


 

9. 첨단 기술들: 나노 소재, VR, 초고성능 컴퓨터 등 💻

 

9-1. 나노 기술(Nanotechnology)

 

나노(nano)는 10억분의 1을 의미합니다. 나노미터(nm): 1m의 10⁻⁹ → 0.000000001 m 『삼체』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얇고 강한 재료가 등장합니다. 현실에서도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같은 소재들이 “강하고 가볍고 전기 잘 통하는” 재료로 연구 중입니다. 소설에서는 이런 현실 기술을 극단적으로 확장한 버전이 중요 장면에 사용됩니다.

 

 

9-2. 가상현실(VR)과 시뮬레이션

 

『삼체』에서 특정 게임/시뮬레이션 시스템이 나오는데, 복잡한 물리현상을 가상세계에서 재현 문명의 역사와 과학을 체험형으로 보여주는 장치 로 등장합니다. 이건 현대의 VR 게임, 과학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9-3. 슈퍼컴퓨터와 병렬 연산

현대 과학에서는 슈퍼컴퓨터가 기후 시뮬레이션, 입자 물리, 은하 시뮬레이션 등에서 필수입니다. 『삼체』에서는 이 개념이 훨씬 더 과장되어 “상상을 초월하는 계산 능력”을 가진 존재/장치로 나타납니다. 이때 중요한 포인트는:

“충분히 강력한 계산 능력은, 물리 세계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라는 사고방식입니다. 삼체 문제의 혼돈성과 대비되면서, “예측 가능성 vs 예측 불가능성”이라는 테마가 작품 내내 깔려 있습니다.

 


 

10. 이 정도만 알고 읽어도 충분합니다 ✅

 

정리해 보면, 『삼체』를 더 재밌게 만들어주는 핵심 과학 키워드는:

  1. 삼체 문제카오스 (예측 불가능한 궤도, 극단적 기후)
  2. 항성 vs 행성, 핵융합항성 진화
  3. 빛의 속도, 상대성이론, 시간 지연
  4. 양자역학 기초 – 양자, 중첩, 얽힘, 소립자
  5. 입자 가속기와 대형 물리실험
  6. 우주 스케일 – 광년, AU, 우주의 크기 감각
  7. 페르미 패러독스, 암흑의 숲 사고실험
  8. 전파 통신정보라는 자원
  9. 나노기술, VR/시뮬레이션, 슈퍼컴퓨터

이 중에서 완벽하게 이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략적인 느낌만 알고 있어도, 소설 속 과학 설정들이 훨씬 자연스럽고 설득력 있게 느껴질 거예요.

 


 

11. 읽는 순서와 팁 (스포 없이)

  • 1권은 과학+역사+스릴러가 섞인 느낌 → 위의 개념 중 삼체 문제, 전파 통신, 입자 실험 정도만 이해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 2권, 3권으로 갈수록 우주 규모, 암흑의 숲, 상대론적 시간, 문명의 생존전략 같은 철학/사회학적 주제가 강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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