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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Tech 상식

📘 Hallucination: 환각에서 AI까지, 단어의 확장된 의미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단어 중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가 확장되거나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Hallucination이라는 단어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원래는 의학·심리학적 개념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놀랍도록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hallucination의 어원과 전통적 의미, 그리고 AI에서 이 단어가 어떤 방식으로 재조명되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 Hallucination의 전통적인 의미: “존재하지 않는 것을 본다”

 
‘Hallucination’은 보통 **‘환각’**이라고 번역됩니다. 이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지각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가 방 안에 없는 사람을 본다거나, 정신질환자가 존재하지 않는 목소리를 듣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 단어는 라틴어 alucinari에서 유래되었으며, “길을 잃다, 헤매다”라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어원이 암시하듯,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헤매는 경험이 바로 hallucination입니다.
 


 

🌫️ 단어의 뉘앙스: 단순한 착각이 아닌 ‘감각의 오류’

 
Hallucination은 단순히 잘못 본 것과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 안경을 안 써서 간판을 오해하는 것은 **‘착각’(illusion)**일 수 있지만, hallucination은 **감각이 만들어낸 ‘허구의 현실’**을 뜻합니다.
 

“There is no one here, but I can hear someone calling my name.”
“아무도 없는데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어요.”

 
이처럼 hallucination은 감각기관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실제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매우 강렬한 경험이며, 종종 공포나 불안을 동반합니다.
 


🤖 AI와 Hallucination: 기계가 만들어낸 ‘거짓 사실’

 
최근 인공지능,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발전과 함께, hallucination이라는 단어는 전혀 새로운 맥락에서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 정의:

 
AI 분야에서 hallucination이란 모델이 존재하지 않는 정보나 잘못된 사실을 마치 진짜인 것처럼 생성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 “에디슨이 비행기를 발명했다”는 문장을 생성하는 AI
  • 실제로 없는 논문을 인용하거나, 가상의 법률 조항을 말하는 경우

 
이러한 현상은 특히 GPT, Bard, Claude, Gemini 같은 대형 언어 모델에서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 왜 발생할까?

 

  • 언어 모델은 학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적으로 문장을 생성합니다.
  • 질문에 가장 그럴듯하게 보이는 답을 만들어내지만,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은 부족합니다.
  • 따라서 학습 데이터에 없는 정보는 그럴듯하게 조합하여 지어내기도 합니다. 이게 바로 AI의 ‘hallucination’입니다.

 


 

📉 문제점과 대응 방법

 
AI hallucination은 단순한 오류 그 이상입니다. 특히 정보의 정확성이 중요한 분야(의료, 법률, 금융 등)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대응 방법:

 

  • 사용자 피드백을 통한 수정
  • 모델에 ‘근거 기반 응답’을 요구하는 프롬프트 활용
  • 외부 지식 기반(DB)과 연동해 fact-check 기능 추가
  • 모델 자체 개선 (예: OpenAI의 GPT-4.5, Anthropic의 Claude 3는 이러한 문제를 줄이기 위해 설계됨)

 


 

🌐 언어의 진화, 그리고 기술의 영향

 
Hallucination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내면 심리를 설명하던 단어에서 이제는 기계가 만들어낸 오류를 설명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이는 언어가 단지 개념을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고 창조하는 매개체임을 보여줍니다.
 


 

📝 마무리: 진짜처럼 보이는 허구, 우리는 어떻게 구분할까?

 
우리는 인간이 만든 언어로 기계를 가르치고, 기계는 인간처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너무 인간처럼 행동한 나머지, 기계조차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바로 그 순간이, AI가 ‘hallucinate’하는 순간입니다.
이제는 단어 하나에도 기술과 철학이 깃들어 있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