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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Tech 상식

🐞 Heisenbug: 보면 사라지는 버그?

개발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봤을, 도무지 재현이 안 되는 이상한 버그. 테스트 중에는 분명히 문제가 생겼는데, 디버깅을 시작하면 sp처럼 사라져버리는 이 기묘한 존재를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하이젠버그(Heisenbug)" 라고 부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Heisenbug라는 용어의 의미, 유래, 그리고 개발자들이 왜 이 단어를 애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지를 풀어보겠습니다.


🔍 Heisenbug란?

Heisenbug는 소프트웨어 디버깅 용어로, 관찰하거나 디버깅을 시도하면 사라지는 버그를 말합니다. 즉,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는 버그가 발생하지만,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로그를 찍거나 디버깅 툴을 사용하면 버그가 갑자기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관측하면 사라진다? 어디서 많이 들은 개념 같지 않으신가요?

이 용어는 바로 그 유명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Heisenberg's Uncertainty Principle)" 에서 따온 말입니다.


🧠 유래: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물리학자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Heisenberg)**는 1927년에 "어떤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원리를 발표했습니다. 즉, 측정 자체가 대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측하는 순간 원래 상태를 변화시켜버리는 역설이죠.

소프트웨어 디버깅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합니다. 프로그램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 로그를 추가하거나 중단점을 설정하는 행위 자체가 메모리 배치나 스레드 타이밍에 영향을 줘서 버그가 감춰지는 것이죠.

이러한 유사성 때문에, 개발자들은 이런 기묘한 버그를 Heisenbug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 Heisenbug의 예시

1. 로그 추가하니 버그가 사라짐

# 원래 코드 (버그 발생)
print(user_data["name"].upper())  # KeyError 발생

# 로그를 추가했더니 버그가 안 남
print(user_data)  # 로그 추가
print(user_data["name"].upper())  # 이상하게 이젠 동작함

로그 추가로 인해 코드 실행 타이밍이나 순서가 바뀌면서 버그가 재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디버거에서는 정상 동작

GUI 앱에서 비정상 종료가 발생하던 코드가, 디버깅 모드로 실행하니 멀쩡히 동작합니다. 이유는 디버거가 내부적으로 스레드 처리나 이벤트 큐를 다르게 처리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3. 멀티스레드 프로그램에서 타이밍 이슈

스레드 간 충돌로 인한 race condition이 원인이지만, 로그를 찍거나 중단점을 설정하면서 타이밍이 바뀌어 충돌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 Heisenbug와 비슷한 개념들

  • Bohrbug: 항상 동일하게 발생하고 재현 가능한 버그. 분석이 쉬운 반면, Heisenbug는 훨씬 까다롭습니다.
  • Mandelbug: 너무 복잡해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버그.
  • Schrödinbug: 코드에는 분명 오류가 있는데, 실행 중엔 잘 작동하다가 누군가 그 문제를 지적하는 순간 갑자기 오류가 발생하는 버그(!).

이러한 용어들은 개발자들이 버그를 물리학적/철학적으로 해석하면서 유머러스하게 명명한 결과입니다.


🛠️ Heisenbug 대처법

  1. 재현 환경 통제하기: 가상 머신, 컨테이너를 활용하여 일관된 실행 환경 확보
  2. 로그 자동화 및 추적: 상황별 로그 수집 도구로 분석하기
  3. 타이밍 제어 테스트: 멀티스레드 테스트를 위한 툴 사용 (e.g. ThreadSanitizer)
  4. 간헐적 재현 시 자동 반복 테스트: CI/CD 환경에서 반복 실행

🤯 왜 Heisenbug는 무서운가?

  • 재현이 어렵다 → 수정했는지 확신하기 어려움
  • 디버깅 비용이 높다 → 시간과 리소스 낭비
  • 고객 환경에서만 발생 → 현장 재현이 불가능한 경우 많음

이러한 특성 때문에 Heisenbug는 종종 개발자들에게 악몽 같은 존재입니다.


✍️ 마무리

Heisenbug는 개발자들이 흔히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이자, 소프트웨어의 복잡성과 민감함을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마치 양자역학처럼 "보면 달라지고, 보지 않으면 존재하는" 이 버그는 개발자들에게 문제 해결 능력뿐 아니라 집요함과 창의성도 요구합니다.

다음에 다시 만나게 될 때는, Heisenbug가 아닌 Bohrbug이길 바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