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에서 “사사오입” 은 원래 반올림을 뜻하는 수학·일상 용어입니다. 즉, 어떤 자릿수 아래가 4 이하면 버리고(捨), 5 이상이면 올리는(入) 계산 규칙이죠. 그런데 한국 현대사에서는 이 단어가 단순한 계산법을 넘어, 1954년 “사사오입 개헌(四捨五入改憲)” 사건을 지칭하는 정치·헌정사 용어로 굳어졌습니다.

1) 사사오입(四捨五入)의 본뜻: “반올림”
- 四捨: 4 이하는 버림
- 五入: 5 이상이면 올림
실생활 예: 135.3 → 135, 135.5 → 136 (일반적인 반올림 기준) 여기까지는 교과서적인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법과 정치의 숫자’ 에 이 반올림을 적용해 버렸다는 데서 시작됩니다.
2) 역사 속 “사사오입”: 1954년 ‘사사오입 개헌’ 사건
핵심 요약
1954년 제3대 국회에서 헌법을 고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했는데, 표결 결과가 그 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여당 측이 “사사오입(반올림) 논리”로 가결로 뒤집어 선포한 사건이 바로 사사오입 개헌입니다.
3) 무엇을 고치려 했나: “초대 대통령”만 예외로
당시 개헌의 핵심 목적은, 헌법상 대통령 중임 제한을 “초대 대통령”에게만 적용하지 않게 만들어 사실상 이승만 대통령의 장기 집권 길을 열어주는 것이었습니다.
4) 숫자 게임의 디테일: 왜 ‘1표 부족’이었나?
당시 국회 재적의원은 203명이었고, 헌법 개정에 필요한 기준은 재적의원 3분의 2 찬성이었습니다.
- 203 × (2/3) = 135.333…
일반적으로 이런 경우 “정족수”는 ‘기준을 충족(=이상)’ 해야 하므로 136표가 필요하다는 해석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실제 표결 찬성 135표 / 반대 60표 / 기권 7표로, 필요한 136표에 1표가 모자란 결과였고, 당시 사회(부의장)는 부결을 선포했습니다.
5) “사사오입이니까 135로 된다”는 주장 🚫
여기서 여당 측이 꺼낸 논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203명의 2/3은 135.333…인데, 사람 수에서 소수점은 ‘인격으로 취급할 수 없으니’ 사사오입(반올림)하면 135다. 그러니 135표면 가결이다.”
이 논리를 근거로 부결 선포를 번복하고 가결로 정정해 버렸습니다. 국가기록원 설명도 같은 취지로, “정족수 미달인데 사사오입 원칙을 들이대어 가결로 처리했다”는 점을 명시합니다.
6) 왜 문제였나: “수학의 반올림”과 “법 해석”은 다르다
이 사건이 한국 헌정사에서 오래도록 논란이 되는 이유는 단순히 계산법이 특이해서가 아닙니다. 정족수(의결 기준) 는 “대충 반올림”이 아니라, 헌법이 요구하는 엄격한 절차 요건입니다. 반올림은 계산 편의 규칙이지, 헌법상 요건 충족 여부를 뒤집는 해석 도구가 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초대 대통령만 예외”라는 내용 자체도 평등 원칙 위배 논란을 동반했습니다. 즉, 절차(정족수)와 내용(특정인 예외) 모두에서 헌정 질서를 흔든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7) 오늘날 “사사오입”이 남긴 의미
오늘날 한국에서 “사사오입”은 맥락에 따라 두 가지로 쓰입니다.
- 중립적 의미(원뜻): 반올림(四捨五入)
- 정치·사회적 의미(역사용법): 정족수·규정·절차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결과를 뒤집는 행태를 비판적으로 지칭 “그건 사사오입이지”처럼 규칙을 억지로 맞춘다는 뉘앙스로 쓰이기도 합니다.
8) 함께 알아두면 좋은 관련 키워드
- 발췌개헌(1952): 1950년대 초 이승만 정권기의 헌법 개정 흐름을 이해할 때 자주 함께 언급됩니다.
- 자유당, 제3대 국회, 헌정사(개헌사): 사사오입 개헌이 벌어진 정치적 배경을 이해하는 핵심 맥락입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사사오입은 본래 “반올림”이지만, 한국사에서는 1954년 ‘사사오입 개헌’ 을 통해 “숫자로 절차를 뒤집은 사건” 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수학에서는 편리한 계산 규칙이었던 사사오입이, 정치에서는 헌법의 정당성과 절차 민주주의를 흔든 논란의 단어로 남았다는 점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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