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철학과 형사사법 원칙을 이야기할 때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Blackstone’s formulation입니다. 이는 영국 법학자 William Blackstone 이 남긴 다음 문장에서 유래했습니다. “It is better that ten guilty persons escape than that one innocent suffer.” 한국어로 번역하면 보통 다음과 같습니다. “열 명의 범죄자가 처벌을 피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사람이 고통받는 것보다는 낫다.” 이 문장은 현대 민주주의 국가의 형사법 체계와 인권 개념에 큰 영향을 준 법철학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로 평가됩니다.

블랙스톤 (Blackstone)은 누구인가?
William Blackstone 은 18세기 영국의 법학자이자 판사였습니다. 특히 그의 저서 《Commentaries on the Laws of England》는 영미법(Common Law) 체계를 정리한 역사적 명저로 평가됩니다. 당시 영국 법률은 판례와 관습 중심으로 매우 복잡했는데, 블랙스톤은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일반인과 법조인 모두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저서는 이후 미국 독립혁명 시기의 법철학에도 큰 영향을 주었고, 미국 헌법 및 형사사법 체계에도 상당한 흔적을 남겼습니다.
📜 Blackstone’s Formulation의 정확한 의미
이 원칙의 핵심은 단순히 “범죄자에게 관대하자”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다음과 같은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 국가 권력은 매우 강력하다
- 따라서 처벌 권한은 신중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 잘못된 유죄 판결은 돌이키기 어렵다
-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사회 정의의 근본을 무너뜨린다
즉, 형사재판에서는 “유죄를 확실히 입증할 책임”이 국가에 있다는 개념과 연결됩니다. 이 때문에 현대 형사법에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 무죄추정의 원칙(Presumption of Innocence)
-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입증(Beyond a Reasonable Doubt)
- 적법절차(Due Process)
왜 “10명”일까?
흥미로운 점은 숫자 “10”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여러 법학자와 철학자들이 비슷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예를 들어:
- Benjamin Franklin → “100명의 죄인을 놓치더라도…”
- Maimonides → “천 명의 죄인을 무죄로 두는 편이…”
- Voltaire → 무고한 사람 처벌의 위험성을 강조
즉 숫자는 상징적 의미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국가가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는 위험은 매우 신중히 다뤄져야 한다” 라는 점입니다.
역사적 배경
이 원칙이 등장한 시대의 유럽 형벌은 오늘날 기준으로 매우 가혹했습니다. 당시에는:
- 절도에도 사형 가능
- 공개 처형 빈번
- 고문 사용
- 피의자 권리 부족
같은 일이 흔했습니다. 따라서 계몽주의 시대 법학자들은 국가 권력의 남용을 제한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Blackstone’s formulation 같은 원칙이 강조되었습니다. 이는 근대 인권 개념의 발전과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의 의미
오늘날에도 이 원칙은 계속 논쟁의 중심에 있습니다. 특히 다음 상황에서 자주 언급됩니다.
1. 형사재판
DNA 재심 등으로 억울한 옥살이가 밝혀질 때, 이 원칙의 중요성이 다시 강조됩니다.
2. 테러·안보 문제
“위험한 범죄자를 놓치는 것”과 “무고한 시민의 권리 보호” 사이의 균형 문제가 논쟁이 됩니다.
3. AI와 감시사회
최근에는 AI 판결 시스템, 얼굴 인식, 예측 치안 등과 관련해서도 다음 질문이 제기됩니다. “정확도가 높더라도, 무고한 사람을 잘못 처벌할 가능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즉 Blackstone’s formulation은 단순한 옛 법격언이 아니라, 현대 기술사회에서도 계속 살아 있는 철학적 기준입니다.
흥미로운 일화
미국 건국 초기 법률가들과 판사들은 블랙스톤의 저서를 거의 “법률 바이블”처럼 사용했습니다. 특히 Alexander Hamilton, John Adams 같은 인물들도 블랙스톤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미국 로스쿨 초창기에는 블랙스톤 저서를 암기 수준으로 공부하기도 했다고 전해집니다.
⚖️ 비판도 존재한다.
물론 이 원칙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비판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 범죄자를 너무 쉽게 놓칠 수 있다
- 피해자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
- 사회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테러·강력범죄 대응에서는 “무고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도 문제 아닌가?” 라는 반론이 자주 등장합니다. 즉 현실에서는
- 자유
- 안전
- 인권
- 공공질서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핵심 과제가 됩니다.
🔍 정리
Blackstone’s formulation은 단순한 법률 문구가 아닙니다. 이는 근대 민주주의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다음 질문을 담고 있습니다. “국가는 어디까지 사람을 처벌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대답 중 하나가 바로 “무고한 사람을 함부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 라는 원칙입니다. 18세기 영국에서 등장한 이 문장은 오늘날에도 법, 정치, 인권, AI 윤리 논쟁 속에서 계속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표현
- Presumption of Innocence → 무죄추정의 원칙
- Beyond a Reasonable Doubt → 합리적 의심을 넘어서는 입증
- Due Process → 적법절차
- Better ten guilty persons escape… → Blackstone’s formulation의 대표 문구
'재밌는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Axis Powers(추축국)의 의미와 유래 (0) | 2026.05.25 |
|---|---|
| 🇬🇧 영국의 정치 체제 알아보기 (0) | 2026.05.24 |
| ⛓️ 아시리아 유수와 바빌론 유수란 무엇인가? ‘유수(流囚)’의 뜻부터 역사적 배경까지 (0) | 2026.05.21 |
| 👑 빅토리아 시대(Victorian era)란? 영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빛나던 19세기 이야기 (0) | 2026.04.26 |
| 🤝 아그레망이란 무엇인가: 뜻, 어원, 유래, 역사, 현대적 사용까지 한 번에 정리 (0) | 2026.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