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듣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림처럼 장면이 그려지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윤슬’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바다나 강물 위에 해나 달빛이 비쳐 반짝이는 모습을 뜻하는 이 말은 그 자체로 시이고, 풍경이며, 감정입니다.
오늘은 ‘윤슬’처럼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아름다운 순우리말 몇 가지를 함께 들여다보려 합니다. 때로는 감성적으로, 때로는 시적으로 마음을 감싸주는 우리 고유의 단어들을 만나보세요.
🌟 1. 윤슬
- 뜻: 햇빛이나 달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잔물결.
- 활용 예: “저녁 무렵 강가를 거닐며 윤슬을 바라보는 그 순간이 참 좋다.”
‘윤슬’은 그 자체로 시적인 단어입니다. 물결 위로 햇빛이나 달빛이 퍼지며 반짝일 때, 그 찰나를 이렇게 단 하나의 말로 표현할 수 있다니, 참으로 우리말은 섬세합니다.
🍃 2. 다사롭다
- 뜻: 분위기나 날씨 따위가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있다.
- 활용 예: “오늘은 바람도 부드럽고 햇살도 다사롭다.”
다사롭다는 단어는 봄날이나 가을 오후, 혹은 어머니의 손길처럼 포근한 무언가를 설명할 때 참 잘 어울립니다. 따뜻함 그 자체를 품은 말이지요.
🌸 3. 가온누리
- 뜻: 세상의 중심이라는 뜻. (고유어지만 일부 사전엔 은유로 표기)
- 활용 예: “너는 내 삶의 가온누리야.”
이 단어는 가사나 시에서도 자주 등장합니다. **‘가온’(가운데) + ‘누리’(세상)**의 결합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나 중요한 존재를 은유할 때 종종 쓰입니다.
☁ 4. 여우비
- 뜻: 햇빛이 나는 가운데 조용히 내리는 비.
- 활용 예: “여우비가 내리는 날이면 괜스레 옛생각이 난다.”
햇살이 내리쬐는 중에 부슬부슬 떨어지는 비, 그 미묘하고 기묘한 풍경을 담아낸 말이 ‘여우비’입니다. 일본어 ‘기사메(狐の嫁入り)’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한국 고유어로도 존재한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 5. 마루
- 뜻: 산등성이나 지붕의 꼭대기.
- 활용 예: “저 산의 마루에 올라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마루’는 집 구조의 마루뿐만 아니라 산마루(산의 정상)와 같이 쓰이기도 합니다. 높고 중심이 되는 부분을 나타내는 우리말입니다.
🌙 6. 고즈넉하다
- 뜻: 고요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하다.
- 활용 예: “고즈넉한 시골 마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고즈넉하다는 단어는 단순히 ‘조용한’이 아니라, 조용하면서도 포근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까지 전달합니다.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이 단어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쓰입니다.
🌲 7. 서리서리
- 뜻: 둥글게 여러 번 감기는 모양.
- 활용 예: “머리카락이 서리서리 감겨 내려온다.”
이 단어는 소리도, 의미도 감각적입니다. 둥글둥글, 부드럽게 휘어지는 모양을 흉내 낸 말로,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8. 미리내
- 뜻: 은하수
- 활용 예: “여름밤 미리내를 바라보며 별똥별을 기다렸다.”
‘미리내’는 전통적으로 사용된 은하수의 고유어입니다. ‘은하수’가 한자어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한국적인 표현을 쓰고 싶을 때 이 단어를 사용하면 좋습니다.
🪵 9. 너울
- 뜻: 크고 부드럽게 이는 물결.
- 활용 예: “파도가 너울너울 바위에 부딪힌다.”
너울은 파도의 율동적 움직임을 잘 표현해주는 단어입니다. ‘너울너울’이라는 부사형으로도 자주 쓰이며, 춤, 천, 머리카락 등 움직임이 부드러운 것에도 활용됩니다.
🌤 마무리하며: 우리의 말, 우리의 풍경
‘다솜’처럼 아름다운 느낌을 주지만 아직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단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찬란한 우리말을 다시 바라보고 기억하는 일입니다.
‘윤슬’ 하나에도 물결 위로 햇살이 뛰놀고, ‘고즈넉’ 하나에 깊은 산속 정적이 흐릅니다. 우리말은 단어 하나로 풍경이 되고, 감정이 되며, 이야기가 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진짜 순우리말을 소중히 여기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여 쓰는 일은 참 아름다운 습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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