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잡학

👅 장광설(長廣舌)의 뜻과 유래 — 한자 풀이와 영어 표현까지

잡학&단어 2026. 8. 23. 10:06
반응형

1. 장광설(長廣舌)이란?

우리가 일상에서 “장광설을 늘어놓다”, “장광설을 늘어놓는 연설”이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여기서 장광설(長廣舌)은 말 그대로 하면 “길고 넓은 혀”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실제 의미는 단순히 혀가 길고 넓다는 뜻이 아니라,

쓸데없이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는 말이나 이야기

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그의 장광설을 듣느라 한참을 앉아 있었다”라고 하면, 그가 말을 지나치게 길게 늘어놓아 듣는 사람이 지루할 정도였다는 의미입니다.


2. 장광설의 한자 풀이

長(장) — 길 장

은 ‘길다’, ‘오래다’, ‘성장하다’ 등의 뜻을 가진 한자입니다.

  • 長久(장구): 오래고 긺
  • 長時間(장시간): 긴 시간
  • 長文(장문): 긴 글

여기서는 “길다”라는 의미입니다.

廣(광) — 넓을 광

은 ‘넓다’, ‘넓히다’, ‘광범위하다’라는 뜻입니다.

  • 廣範圍(광범위): 범위가 넓음
  • 廣告(광고): 널리 알림
  • 廣場(광장): 넓은 장소

장광설에서는 “넓다”라는 뜻으로 사용됩니다.

舌(설) — 혀 설

은 말 그대로 를 뜻합니다.

  • 舌頭(설두): 혀
  • 舌戰(설전): 말로 벌이는 싸움
  • 舌禍(설화): 말을 잘못하여 입는 화

따라서 長廣舌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길고 넓은 혀” 가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의미가 확장되어 “말을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3. 왜 ‘긴 혀’가 장황한 말을 의미하게 되었을까?

장광설이라는 표현을 이해하려면 혀와 말의 관계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은 혀를 이용하여 말을 합니다. 따라서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에서는 예로부터 혀가 말을 상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舌戰(설전)은 말 그대로는 ‘혀로 싸우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말싸움이나 언쟁을 의미합니다. 舌禍(설화) 역시 ‘혀로 인해 생긴 재앙’이라는 뜻에서 말실수 때문에 생긴 화를 뜻합니다. 마찬가지로 長廣舌은 ‘길고 넓은 혀’라는 이미지를 통해 말이 끝없이 길어지는 모습을 표현한 것입니다. 즉,

혀 → 말 → 말이 길어짐 → 장황한 말

이라는 의미의 확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4. 장광설은 무조건 ‘긴 말’이라는 뜻일까?

여기서 중요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장광설(長廣舌) 은 단순히 말이 긴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학자가 어려운 주제를 2시간 동안 강의했다고 해서 반드시 장광설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장광설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부정적인 뉘앙스가 들어 있습니다.

  • 필요 이상으로 말이 길다.
  • 핵심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 듣는 사람에게 지루함을 준다.
  •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내용을 계속 늘어놓는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표현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는 질문 하나에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회의에서 그의 장광설이 이어지면서 시간이 계속 지연됐다.

핵심만 간단히 말하면 될 일을 장광설로 풀어놓았다.

반면 “그 교수는 장광설을 했다”라고 하면 단순히 강의가 길었다는 중립적인 의미보다는 불필요하게 장황했다는 비판적 의미가 강합니다.


5. ‘장광설을 늘어놓다’라는 표현

장광설과 자주 결합하는 표현이 “늘어놓다”입니다. 장광설을 늘어놓다

쓸데없이 길고 장황한 말을 계속하다

라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늘어놓다’ 자체에도 무언가를 길게 펼쳐놓는다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장광설 + 늘어놓다 가 결합하면,

말을 마치 물건을 길게 펼쳐놓듯 끝없이 이어가는 모습

을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6. 장광설의 유래

장광설은 한자어 長廣舌에서 나온 표현입니다. 특히 이 말은 불교 문헌에서 사용된 표현과 관련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부처의 신체적 특징을 설명하는 32상(三十二相) 가운데 하나로 “광장설상(廣長舌相)”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廣長舌相(광장설상)은 말 그대로 넓고 긴 혀의 모습을 뜻합니다. 부처의 혀가 넓고 길다는 것은 단순한 신체적 특징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처의 말씀이 진실하고 널리 퍼져 사람들을 교화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길고 넓은 혀’라는 이미지가 후대에 다른 방향으로 의미가 확장되면서,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長廣舌(장광설)처럼 말을 지나치게 길게 늘어놓는다는 부정적 의미로도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 즉, 원래의 종교적·상징적 의미와 현대 한국어에서 사용하는 의미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7. 광장설상(廣長舌相)과 장광설(長廣舌)은 어떻게 다른가?

두 표현은 한자 배열이 다릅니다.

  • 廣長舌相(광장설상)
  • 長廣舌(장광설)

광장설상은 “넓고 긴 혀의 모습”이라는 불교적 표현입니다. 반면 장광설은 “길고 넓은 혀”라는 이미지에서 비롯하여 말을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둘을 같은 의미의 단어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특히 “장광설”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처의 광장설상을 비판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표현은 역사적·문헌적 맥락과 의미가 다릅니다.


8. 장광설에 대응하는 영어 표현

장광설을 영어로 옮길 때는 문맥에 따라 여러 표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① long-winded

가장 대표적인 표현 중 하나입니다. long-winded말이나 글이 지나치게 길고 장황한 이라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He gave a long-winded speech. 라고 하면 "그는 장황한 연설을 했다." 라는 의미가 됩니다. 장광설의 뉘앙스와 상당히 잘 맞는 표현입니다.


② verbose

verbose불필요하게 많은 단어를 사용하는, 장황한이라는 뜻의 형용사입니다. His explanation was too verbose. → 그의 설명은 너무 장황했다. verbose는 특히 글이나 설명이 필요 이상으로 길다는 의미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장광설을 좀 더 격식 있게 표현하고 싶을 때 적합합니다.


③ rambling

rambling은 이야기가 이리저리 옆길로 새면서 두서없이 길어지는 느낌이 강합니다. He went on a rambling speech about his experiences. → 그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두서없이 장황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장광설을 늘어놓다라는 한국어 표현과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특히 핵심 없이 이야기가 계속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에는 rambling이 적절합니다.


④ rant

rant는 화가 나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불평이나 비난을 길게 쏟아내는 것을 뜻합니다. He went on a long rant about the government. → 그는 정부에 대해 한참 동안 불평과 비난을 늘어놓았다. 따라서 단순히 말이 긴 경우보다는 흥분해서 불평·비난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상황에 적합합니다.


⑤ go on and on

일상적인 영어에서는 go on and on도 매우 유용합니다. He just went on and on. → 그는 계속 끝없이 이야기했다, She went on and on about her problems. → 그녀는 자신의 문제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했다. 특히 회화에서는 “장광설을 늘어놓다” 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9. 장광설과 비슷한 우리말 표현

장광설과 가까운 표현으로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있습니다.

장황하다

장황(長皇)은 말이나 글이 길고 번거로우며 요점이 분명하지 않은 것을 뜻합니다.

횡설수설(橫說竪說)

횡설수설은 조리 없이 이 말 저 말을 함부로 늘어놓는 것을 뜻합니다. 장광설이 “말이 지나치게 길다”는 데 초점이 있다면, 횡설수설은 “말에 두서가 없다”는 점에 초점이 있습니다.

설왕설래(說往說來)

설왕설래는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논의하거나 논쟁하는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장광설과는 의미가 다릅니다.


10. 장광설과 비슷한 영어 표현 비교

영어 표현 핵심 뉘앙스 장광설과의 관계
long-winded 지나치게 길고 장황함 ★★★★★
verbose 불필요하게 말을 많이 사용함 ★★★★★
rambling 두서없이 이리저리 이야기함 ★★★★★
go on and on 끝없이 계속 이야기함 ★★★★☆
rant 흥분해서 불평·비난을 늘어놓음 ★★★☆☆
talkative 말이 많은 ★★☆☆☆

특히 주의할 것은 talkative입니다. talkative는 단순히 “말이 많은, 수다스러운” 이라는 뜻이므로 반드시 부정적인 의미를 포함하지 않습니다. 반면 장광설은 일반적으로 불필요하게 길고 장황하다는 부정적 평가가 들어갑니다. 따라서 He is talkative. 는 "그는 말이 많은 사람이다." 에 가깝고, He is long-winded. 는 "그는 말이 지나치게 길고 장황하다." 에 가깝습니다.


11. 장광설을 영어로 자연스럽게 표현한다면?

상황별로 다음과 같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장광설을 늘어놓다

go on and on

give a long-winded speech

go into a long-winded explanation

ramble on

 

그는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He went on and on. 또는 He gave a long-winded explanation.

그의 설명은 너무 장황했다. His explanation was too verbose.

그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두서없이 장황하게 이야기했다. He rambled on about his experiences.


12. 장광설에서 배울 수 있는 재미있는 언어적 특징

장광설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말이 길다”라는 뜻을 넘어, 언어가 어떻게 신체적 이미지에서 추상적인 의미로 발전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舌(혀) 은 실제 신체 기관이지만 동시에 말과 언변을 상징합니다. 그래서 한자어에는 혀와 관련된 표현이 상당히 많습니다.

  • 舌戰(설전) → 말싸움
  • 舌禍(설화) → 말 때문에 입는 화
  • 舌端(설단) → 혀끝, 말
  • 長廣舌(장광설) → 장황하게 늘어놓는 말

이처럼 혀 → 말 → 언변이라는 의미의 확장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 마무리

장광설(長廣舌)은 글자 그대로는 “길고 넓은 혀”라는 뜻입니다.

  • 長(장) → 길다
  • 廣(광) → 넓다
  • 舌(설) → 혀

하지만 실제로는 말을 필요 이상으로 길고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장광설을 늘어놓다”라고 하면 말이 길 뿐만 아니라 핵심에서 벗어나거나 불필요하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합니다. 영어에서는 문맥에 따라 long-winded, verbose, rambling, go on and on 등이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장광설 → long-winded talk 가 가장 직관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장광설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말을 많이 하는 것과 말을 잘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도 생각하게 합니다. 좋은 말은 반드시 긴 말이 아니라, 필요한 말을 정확하고 적절하게 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