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의 규모(Magnitude)와 진도(Intensity), 무엇이 다를까?
우리가 뉴스에서 지진 소식을 접할 때 흔히 “규모 6.5의 지진 발생” 혹은 “진도 5의 강한 흔들림”이라는 표현을 듣곤 합니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규모와 진도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이 둘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면 지진 보도를 더 정확히 받아들일 수 있고, 재난 상황에서 올바른 대처에도 도움이 됩니다. 오늘은 지진의 두 가지 핵심 개념인 ‘규모’와 ‘진도’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지진의 규모(Magnitude)란?
1. 규모의 정의
규모는 지진 자체의 크기, 즉 방출된 에너지의 양을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쉽게 말해 “지진이라는 사건이 얼마나 강력했는가”를 과학적으로 측정한 값이죠.
2. 규모 측정 방법
지진계(seismograph)에 기록된 지진파의 진폭을 기반으로 계산합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인데, 현재는 더 정확한 **모멘트 규모(moment magnitude, Mw)**가 국제적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 리히터 규모: 1935년 미국 지진학자 찰스 리히터가 만든 척도. 지진파의 진폭을 기준으로 함.
- 모멘트 규모: 단순히 파동 진폭이 아니라, 지각이 실제로 얼마나 미끄러졌는지(단층 면적 × 미끄러진 거리 × 암석 강도)를 계산하여 에너지 양을 추정하는 방식. 대형 지진일수록 리히터보다 모멘트 규모가 더 정확합니다.
3. 규모의 특징
- 지진의 발생 위치와 상관없이 하나의 값으로 결정됩니다.
- 규모가 1 증가할 때마다 지진파의 진폭은 약 10배, 방출되는 에너지는 약 32배 커집니다.
- 예: 규모 7.0 지진은 규모 6.0 지진보다 약 32배 강한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 규모는 객관적이고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값으로 통용됩니다.
📌 지진의 진도(Intensity)란?
1. 진도의 정의
진도는 지진으로 인해 사람이 느낀 흔들림의 정도, 건물 피해 상황, 주변 환경 변화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 값입니다. 즉, 지진이 발생했을 때 특정 지역이 얼마나 흔들렸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2. 진도의 척도
국가별로 사용하는 진도 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흔들림이 강해집니다.
- 일본 기상청 진도 계급(JMA): 0~7까지 단계.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도 이를 변형해 사용합니다.
- 미국 수정 메르칼리 진도 계급(MMI, Modified Mercalli Intensity): I~XII 단계. 피해 정도를 기준으로 함.
3. 진도의 특징
- 같은 지진이라도 지역마다 진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 진앙(지진 발생 지점) 근처는 진도가 크고, 멀리 떨어진 곳은 약합니다.
- 지반이 단단한 곳과 퇴적층이 많은 연약 지반에서는 같은 거리라도 진도의 차이가 납니다.
- 진도는 사람이 실제로 체감하는 흔들림이므로 피해와 직결됩니다.
📌 규모와 진도의 차이 한눈에 보기
구분 | 규모 (Magnitude) | 진도 (Intensity) |
의미 | 지진이 방출한 에너지의 크기 | 특정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 |
측정 방법 | 지진계로 기록된 파동 분석 (리히터, 모멘트 규모) | 사람의 체감, 건물 피해, 환경 변화 관찰 |
수치 | 하나의 고정된 값 | 지역마다 다름 |
단위 | 리히터 규모, 모멘트 규모 (Mw) | 진도 계급 (07, IXII 등) |
용도 | 지진의 절대적 크기 비교 | 피해 상황 파악, 안전 대책 수립 |
📌 실제 예시로 이해하기
예를 들어, 규모 7.0의 지진이 일본 해상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해봅시다.
- 규모(Magnitude): 7.0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
- 진도(Intensity):
- 진앙지 근처 섬: 진도 6 강 (집이 무너지고 사람이 다칠 정도)
- 도쿄: 진도 5 약 (사람이 똑바로 서 있기 어려움)
- 한국 부산: 진도 3 (실내에서 일부 사람들이 진동을 느낌)
이처럼 하나의 지진에도 여러 진도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점이 규모와 가장 큰 차이입니다.
📌 왜 이 구분이 중요할까?
- 재난 보도 이해 - 뉴스에서 “규모 6.0의 지진”이라는 말만 들으면 피해가 클 것 같지만, 실제 피해는 진도에 달려 있습니다. 진도가 낮으면 큰 피해 없이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 건축 및 안전 기준 - 건물 설계 시에는 규모보다 진도가 더 중요합니다. 건물이 실제로 어느 정도 흔들림에 버틸 수 있는지가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 일상 속 대비 - 같은 규모의 지진이라도 내가 있는 지역의 진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면, 재난 발생 시 상황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 정리
- 규모(Magnitude): 지진의 ‘절대적 크기’, 에너지 양. 전 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하나의 값.
- 진도(Intensity): 지진이 ‘우리에게 어떻게 느껴지는가’, 피해 상황과 체감. 지역마다 다름.
- 규모는 지진 그 자체의 힘을 말하고, 진도는 그 힘이 사람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지진 소식을 접할 때는 단순히 “규모 몇”이라는 숫자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 지역의 진도는 얼마였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비책이 됩니다. 앞으로 지진 관련 보도를 볼 때 이 차이를 기억해 두시면 훨씬 더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